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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양자택일 - 불편한 진실 "전자식 기동용 압력스위치의 불법 시공을 고발한다"

탁일천 발행인 | 기사입력 2025/03/3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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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양자택일 - 불편한 진실 "전자식 기동용 압력스위치의 불법 시공을 고발한다"
기사입력: 2025/03/31 [16:11] ⓒ 소방옴부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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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에 있는 중앙소방학교 훈련탑에는 “살려서 돌아오라! 살아서 돌아오라!”라는 글귀가 새겨있다.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과 소방관의 정체성을 잘 나타낸 문장이다.

 

소방에는 신속하고도 적절한 타이밍이 확보되어야 한다. 빌딩에는 화재로 소방관이 도착하기 전 초기 대응을 할 수 있는 소화설비가 설치되어 있다. 대표적인 소화설비에는 옥내 소화전 설비와 스프링클러 설비가 있다. 이 설비의 핵심은 펌프를 기동시키는 기동용수압개폐장치이다. ‘기동용수압개폐장치’란 소화설비의 배관 내 압력 변동을 검지하여 자동으로 펌프를 기동하거나 정지시키는 장치로 압력챔버 또는 기동용 압력스위치 등을 말한다.

 

국가화재안전기술기준에는 “가압송수장치의 주 펌프는 전동기에 따른 펌프를 사용하고, 기동장치로는 기동용수압개폐장치를 설치할 것”이라고 나와 있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의 「형식승인 및 제품검사의 기준」에 합격한 기동용 압력스위치로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소방공사 표준시방서(소방청)」에 적합하게 시공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 사용하는 압력챔버는 스프링의 탄성을 이용한 압력스위치이다. 이 스위치에는 단점이 있다. 펌프의 기동, 정지 압력을 정확하게 세팅할 수 없다. 압력조정(Diff)값 차이가 작고, 미세압력 조정이 불가하며 측정할 때마다 세팅 값이 변하므로 신뢰도가 낮다. 누기와 헌팅으로 물 빼기 및 공기 넣기 등 주기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모든 펌프가 동시에 기동되어 순차기동제어가 불가능하다. 더구나 펌프의 기동, 정지가 반복되는 단속(斷續) 현상으로 동력제어반의 마그넷 스위치가 훼손되어 비상시 작동하지 않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런 까닭에 “가압송수장치가 기동이 된 경우에는 자동으로 정지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2008.12.15. 개정)라는 조항이 생겼다. 즉, 펌프를 수동으로만 정지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그동안 사용해 왔던 압력챔버의 문제점은 중앙소방기술심의를 거친 동화엔지니어링의 전자식 압력스위치 개발로 단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전보다 경제 논리를 앞세운 건설사는 무지와 횡포로 기존의 무늬만 갖춘 형식적 압력스위치를 잘못 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수손 피해의 가능성이 남아 있고 성능은 훼손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소방 설계, 시공, 감리, 점검 업계는 눈을 감고 아무런 반응이 없다.

 

기동용 압력스위치(전자식)는 같은 센서를 사용하였음에도 호칭압력1㎫ (사용압력 1㎫ 미만), 호칭압력2㎫ (사용압력2㎫ 미만)로 구분되어 소방 기술을 제한하였고, 업체들은 가격에 차등을 두어 소비자를 현혹하였다. 다행히 동화엔지니어링이 성능위주설계에 적합한 제품 개발과 개선 요청에 적극 화답하여 최근에는 최고사용압력(1.2㎫ 이상) 개념을 도입하여 호칭압력 구분이 사라지게 되었다.

 

아직도 대부분 전자식 압력스위치는 단순히 압력세팅 기능밖에 없으므로 순간적인 압력 변동이 클 경우 충압 (펌프), 주·예비 펌프가 동시에 기동되어 수손피해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더욱 위험한 것은 펌프 별로 압력감지배관과 기동용 압력스위치를 각각 설치해야 함에도 압력감지배관 한 개에 모든 펌프(충압, 주, 예비)를 결선하는 시공 방법이다.

 

별도 조작 없이 각 펌프의 기동, 정지 압력을 볼 수도 없고 만약 배관에 이상이 생기면 모든 소방펌프가 작동불능(fire black out)에 빠질 수밖에 없는 시공이다. 많은 현장에서 수없이 위험한 불법시공을 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화재감지기 배선은 2선이면 충분한데 어째서 송배선방식으로 4선을 사용할까? 이것이 과연 경제적인가?

 

기동용 압력스위치의 심각한 문제는 다른 데에도 또 있다. 전용 전원을 사용하는 대신 제일 가까운 곳의 통신용 전원을 이용하므로, 펌프가 수시로 기동되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NFPA20 규정에 맞춘 올바른 기동용 압력스위치 설치는 현재 성능위주 설계 가이드라인에 적용되고 있다. 다음과 같이 설치 요령을 소개한다.

 

첫째, 옥내소화전과 스프링클러 설비는 분리하여 설치한다. 둘째, 압력감지배관과 기동용 압력스위치는 충압, 주, 예비펌프별로 각각 설치하고 순차 기동 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압력감지배관은 체크밸브와 개폐밸브사이에서 15㎜로 분기하고 1.5m 이상을 확보한다. 넷째, 수격 및 단속 운전을 위하여 체크오리피스를 필수적으로 설치한다. 다섯째, 사용 전원의 배선은 전용으로 하고 순간적인 정전 등에도 이상이 없도록 무정전 전원장치 기능이나 비상 전원을 갖춰야 한다. 여섯째, 사용 압력은 체절압력을 기준(최소 1.2㎫)으로 하고 모든 구간 (1㎫, 2㎫, 3㎫, 4㎫, 5㎫) 압력을 감지해야 한다. 일곱째, 압력감지배관은 스테인리스관 등을 사용하고 가압송수장치가 기동이 된 경우에는 자동 정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민 안전에 필요한 소방시설은 사유 재산으로 볼 수 없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직업윤리 의식은 어디 가고 얄팍한 경제성 논리에 굴복하여 불법 시공을 자행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설계, 시공, 감리, 점검(유지관리)을 모두 소방 전문가에게 위탁하는 이유를 모른다면 소방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야 한다.

 

제연설비의 경우와 같이 불법 시공의 덫에 빠져 다른 세력의 먹잇감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자정 노력을 기울여 완벽한 소방시설을 시공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소방에는 한 번의 실수도,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되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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