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옴부즈뉴스

<창간 1주년 ‘스페셜 테마’>…화성 아리셀공장 화재의 뼈아픈 교훈

“화재발생 이후 42초라면 사람이 죽지 않아야 하는 화재였다” 집중해부
매년 화재건수↓ 소방공무원 크게 늘었건만 사상자는 왜 늘어만 가나?!!

특별취재팀 | 기사입력 2025/03/31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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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주년 ‘스페셜 테마’>…화성 아리셀공장 화재의 뼈아픈 교훈
“화재발생 이후 42초라면 사람이 죽지 않아야 하는 화재였다” 집중해부
매년 화재건수↓ 소방공무원 크게 늘었건만 사상자는 왜 늘어만 가나?!!
기사입력: 2025/03/31 [04:26] ⓒ 소방옴부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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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으로 미스터리(mystery)란 단어가 있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설명하기가 난해하거나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이상야릇한 일 또는 사건을 지칭하는 말이다. 지난 6월 24일 경기도 화성시 전곡리 소재 1차전지업체인 아리셀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바로 대표적인 ‘미스터리’한 사고이다. 23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 사건을 놓고 온갖 억측과 책임소재, 원인분석, 긴급대책 마련 등 온 나라가 시끌벅적이다. 언론들까지 가세하여 연일 후속 기사를 양산해내고 있다. 특히 화재발생으로 인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원인분석과 책임소재 문제 등을 놓고는 그야말로 백가쟁명(百家爭鳴)이다. 모두가 다 그럴 듯한 말들이다. 알카리금속 원소인 리듐(lithium)배터리였기에 이를 지화하기 위한 소화장비 조달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말도 맞는 말이고 대부분이 외국근로자들이었기 때문에 언어소통이 난해해 우왕좌왕하다 큰 변을 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진단도 일리가 충분한 말이다. 안전관리의 허점을 지적하는 분석도 옳은 지적이다. 이런 갖가지 분석과 지적 결과를 미리 의식한 정책당국은 부랴부랴 언론을 통해 ‘긴급대책’이란 걸 공표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참화를 계기로 전지(電池)취급사업장 등의 화재사고예방을 위해 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배터리 화재용 소화기 구매’를 긴급지원하겠다면서 이와 함께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16개국어(語)로 번역된 ‘안전보건표지 스티커’도 즉시 배포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래도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자 지금까지 늘 해온 것과 진배없는 ‘면피용 대책’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어찌됐건 이번 화성 아리셀공장 화재사고는 모든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사고이기도 하지만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고용노동부, 교육부 더 높게는 ‘대통령 실’등 모든 행정부와 지휘부 안전담당관들에게 정책기조의 변화와 화재처치에 대한 사고(思考)의 대전환 등 새로운 대안마련이 시급하다는 당위성을 부각시켰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우리 한국소방안전권익협회(중앙회장 탁일천)는 자매지 소방재난 옴부즈신문 및 뉴스의 창간 1주년 기념 ‘스페셜 테마’로 ‘화성 아리셀공장 화재사고’의 근본적 원인과 대안(對案) 등을 집중해서 진단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와 분석, 자료입수 등을 위해 특별취재팀이 꾸려졌고 이의 총괄업무는 협회 장필준 사무총장이 맡아 수행했다. 종합보고서는 최근 대통령실에 접수됐음을 밝혀둔다.

 

<편집자註>

 

무사히 대피할 수 있는 42초(秒) …그 시간 동안 그들은 무엇을 했는가?

 

화재 당시의 상황이 기록된 CCTV 영상을 되돌려 보면 처음 작은 폭발이 시작된 이후 4차 폭발로 연기가 작업실을 뒤덮기까지 걸린 시간은 ‘42초’였다. 정책 당국자와 관계자들, 특히 언론들은 ‘42초라는 짧은 순간적 시간’ 때문에 23명의 사람들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100m를 달릴 때 소요되는 시간은 남성은 14~17초, 여성은 19~23초 사이라는 게 정설이다. 42초면 200m까지도 내달릴 수 있는 시간이다. 물론 갑작스런 화재발생으로 우왕좌왕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평소 무엇인가 교육과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라면 결코 ‘어쩔 수없이 목숨을 포기(죽음)해야 할 그런 촌음(寸陰)의 시간’은 아닌 게 분명하다. 여기서 말하는 ‘어떤 교육과 훈련’ 부분에 대한 즉답(卽答)은 잠시 뒤로 밀어두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게 순서 같다. 왜냐하면 이번 화성 아리셀공장 화재사고가 우리에게 전하는 몇 가지 분명한 팩트(fact)가 있기 때문이다.

 

그 팩트의 근거는 통계자료이다. 우선 2010~2022년 사이의 화재건수, 소방공무원 인력변화 와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현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도별 화재발생건수는 완만하게나마 계속하여 줄고 있는 추세이다. 2015년의 한 해 4만 4,435건을 꼭지점(頂點)으로 2016년 4만 3,413건, 2020년엔 드디어 4만 명대의 벽이 무너지면서 3만 8,659명, 2021년엔 3,627명으로 낮아졌다. 2022년 들어 다시 4만 113명으로 화재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해이해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감지기의 오작동(誤作動)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0년부터 매년 화재 발생 건수가 줄어드는 까닭은 ‣감지기를 비롯한 화재 예방기기의 첨단화와 장비현대화 ‣국민적 소방인식 제고 등에 힘입은 것이랄 수 있다. 팩트①은 통계적으로 화재 발생건수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팩트②는 그동안 소방공무원 숫자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는 통계 수치이다. 2010년 3만 6,711명에서 2014년엔 4만 명을 넘어선데 이어 2016년에는 4만 4121명으로 증가했고 2018년에 5만 명 선을 뛰어 넘더니 2020년에 6만 명 선을 초월했다. 2022년 현재는 6만 6,659명에 이르고 있다. 어느새 소방주무관청도 청(廳)으로 승격했고 소방관의 근무형태도 1일 2교대에서 3교대로 개선됐다. 특히 소방관의 자격이 지방공무원에서 국가공무원으로 바뀌었다. 파격적 대우와 조건이다.

 

팩트③은 특정소방대상물과 소방안전관리 선임자, 종합정밀점검 대상수, 화재구조건수 등 각종 통계지표가 모두 다 매년 완만하게 늘어 지난 2010년부터 2022년 사이에 각 부문에 따라 2~3배 이상씩 증가했다는 점이다.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지표이다. 화재와 연관된 각종 조건과 환경들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의 화재 발생 건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적 사실은 분명히 정확한 자료요, 당연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팩트④가 문제이다.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엉뚱한 좌표를 가르치고 있다는 게 문제의 포인트이다. 예전 대학에서 배웠던 ‘3단논법’을 잠시 꺼내 써야겠다.

 

「…1)특정소방대상물을 비롯하여 종합정밀점검 대상 수, 소방관 및 소방안전관리자 수의 증가 등이 얽히고설킨 결과의 열매로 지난 10여 년 동안 화재 발생 건수가 줄어들었음에도 2)화재로 인한 인명피해(사망 및 부상자 종합)는 오히려 더 늘었다면 3) 그것은 현재의 소방정책이나 제도, 운용 요령 등 근본적인 부분에 어떤 결함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은 누가 봐도 토톨로지(tautology: 항상 참인 복합 명제)일 수밖에 없다…」

 

소방의 최상 목적과 사명은 오직 인명(人命)구조…불 끄는 것은 차선(次善)의 과제

 

어떤 이유,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사람의 목숨만큼 귀하고 소중한 것은 없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자 수는 총 2만 8,844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목숨을 잃은 피해자는 4,006명이다. 부상을 당한 2만4,838명 중 상당수는 중증환자로서 남은 여생(餘生)을 장애(障碍) 속에서 삶을 이겨나가야만 한다. 비극적 상황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화재 위험이 있는 현장 곳곳에는 최첨단 화재 예방 장비와 감시 장치가 설치돼 있다. 스플링클러도 있고 소화 장비도 비치돼 있다. 등록된 관리요원들도 수두룩하다. 전문 점검업체들도 즐비하다.

 

이 같은 철저한 준비와 전문 인력, 좋은 장비 등을 완벽해보일 만큼 갖춰놓고 있음에도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모든 소방통계의 진일보(進一步) 경향과는 엇박자를 보이며 역(逆)주행하고 있는 것은 무슨 나변(那邊)의 이유일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소방청은 ‘소방공무원 신분 국가직 전환 1년… 성과와 변화’라는 홍보용 펨프랫을 통해 ‣현장인원 증원을 통해 소방관 1인당 담당인구를 종전 대비 27,6% 낮추는 등 균등한 소방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했고 ‣ 국가단위 소방력운용체계를 확립해 강원고성산불 진화시간을 19시간 이상 단축했으며 ‣현장특성에 맞춰 70m급 고가사다리차 20대 보급 및 산불전문진화차 34대를 보강하는 한편 소방헬기와 500톤급 소방선박을 국가항만 2개소에 배치 완료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국민생명보호기능을 강화해 신고접수 후 화재현장 도착시간을 2,9% 단축 7분이내에 도착하게 하면서 인명구조 실적도 16,7% 높이고 ‣인명피해 저감을 위해 화재예방 정책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소방시설공사 분리 발주제 시행을 강조하고 있다. 좋은 구상이다.

 

이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고 고개는 끄떡여지나 왠지모르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한 가지 원초적 질문에 대한 답은 되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런 ‘성과와 변화’가 있었음에도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특히 최근의 화성 아리셀 공장에서의 ‘대참화’와 같은 이해할 수 없는 화재사고는 왜 줄지 않고 있느냐?”라는 의문이었다. 분명히 소방정책과 안전지침 등의 어느 중요 부문에 ‘큰 문제’가 있는 게 확실하다는 나름대로의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결론에 따른 답을 구해보기 위해 특별취재팀은 많은 소방전문인과 현장소방인들에게 허심탄회한 조언(助言)을 구했다. 의견들은 조금씩 달랐지만 방향은 한 곳을 향하고 있었다.

 

의견 내용들부터 요약 정리하는 게 순서일 듯싶다. “어찌됐건 안전관리의 허술이라고 본다. 책임자 및 총괄 책임자에 대한 철저한 징벌이 답이다. 반면교사의 본을 보여야 한다./ 근원적 해결방안은 뒷전이고 사고만 터졌다하면 엉뚱한 사람들 몇 명에게만 책임을 물어 문책하는 데 그치고 있다.

 

대형 다중시설이나 아파트의 관리인 등이 봉(鳳)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입으로는 소방안전을 외치면서 값싼 불량 소방기기들을 선호(?)하는 시공업자들의 얄팍한 이해타산적 사고방식이 큰 화근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예방 감지기 등 대부분의 중요 소방용품과 기기 등은 분명한 내구연한이 있음에도 현장 안전담당자라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현실이 그러하니 꼭 필요할 때 막상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태반일 수밖에 없다. / 감지기는 곳곳에 설치돼 있긴 하지만 오작동이 문제이다. 품질 문제와 형식적 관리가 파국적 상황을 야기하는 주범이다./ 국가차원에서 소방안전을 위한 R&D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중국 등의 저가공세(低價攻勢)를 받고 있는 소방장비 및 용품 제조사들은 현재 기진맥진이다. 투자할 의욕마저 상실한 상태이다. 정부가 기술개발을 적극 뒷받침해주는 게 우선이고 다음으로는 부당한 저가공세에 대한 대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불이나면 최우선적으로 위험지역에서 피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대피(待避)는 ‘무작정의 도망’과는 엄격히 구별된다. 평소의 교육과 실제적이며 반복적인 체험훈련이 선행돼야 한다. 소위 말하는 선진국이란 나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화재발생시 우선 도피’를 원칙으로 삼으면서 이를 체험학습 시키고 있다. 반면 우리는 불 끄는 훈련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대피가 최선의 방책이기는 하지만 도덕적, 인간적 입장에서 본다면 불나는 것을 놔두고 어떻게 피할 수 있겠는가? 말은 쉽지만 실행은 어렵다. 비겁자, 공무회피자 소릴 들어야 할 수도 있는데 이런 걸 감내하기 어려운 것이다./ 설계와 시공단계에서부터의 개혁적 사고전환이 시급하다. 화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면 공장 등 작업장의 설계와 시공단계에서부터 화재예방 및 대피 방안 등이 고려돼야 한다. 등등...”

 



화성공장 참화사건이 남긴 뼈아픈 교훈…“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 놓치지 마라”

 

화성 아리셀 배터리 공장 화재사건은 우리에게 뼈아픈 교훈(敎訓)을 남겼다. 23명의 생명을 잃어야하는 아픔의 대가로 말이다. 이 교훈을 되새기려면 화성공장의 화재발생과 폭발, 참화 장면 등을 다시 한 번 되돌려봐야 한다. 화재가 나던 날 오전 9시 24분, 작업장은 여느 날처럼 평온했다. 10시 30분 03초 1차 폭발이 발생한다. 12초가 지난 10시 30분 15초 불꽃과 피어오르는 연기가 보인다. 25초가 지난 10시 30분 28초 2차 폭발이 일어난다. 이로부터 3초 후 3차 폭발이 발생하면서 불꽃이 치솟는다. 화재발생으로부터 도합 29초가지난 10시 30분 32초부터 직원들이 소화(消火)에 나선다. 소화 시도 2초 후인 10시30분 34초에 4차 폭발이 일어난다. 10시 30분 40초 다수의 폭발이 일거에 발생한다. 10시 30분 45초 온 사업장이 검은 연기에 휩싸인다. CCTV 화면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화재발생 이후 이 때까지 걸린 시간은 총 42초(秒)였다.

 

그 다음부터 진행된 시간대별 조치 내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시 30분 45초에 이미 상황은 종료됐는데 10시 31분 38초에 최초신고가 접수된다. 10시 32분 출동지령이 내려지고 10시 40분 대응 1단계가 발령된다. 서산 119지역대가 도착한 시간은 10시 41분이다. 펌프차 한 대와 구급차 한 대 , 인력 4명이 현장에 도착했다. 10시 54분 대응 2단계가 발령되고 10시 56분 남양 119가 도착한다. 초등진압은 15시 30분, 완진은 익일 08시 48분이었다. 총체적 상황을 정리하자면 최초화재발생 이후 42초 사이에 1~4차폭발과 마지막 다수 폭발과 다량의 연기 발생 등으로 23명의 작업자들은 생명을 잃거나 절망적 상황에 놓여 있었다는 사실이다. 만약 이 42초 이내에 작업자들이 화재현장에서 즉시 대피(待避)할 수 있었다면 그들은 살아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급히 뛰어가다가 넘어져 심한 찰과상(傷)이나 골절상까지는 입었을는지 모른다. 42초 이후의 상황은 소방관 중심의 진화(鎭火)과정이니 추가설명은 생략하겠다.

 

지금까지 장황스런 이야기를 전개했지만 결론은 아주 간결하다. 단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다. ‘불이 나면 무조건 위험지역에서 서둘러 대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생명(生命)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앰뷸런스가 비상등을 켜고 비상음(音)을 내면서 달려오면 모든 차들이 갓길로 피한다. 119 소방차의 출동 시에도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부터는 도로교통법(法) 등으로 강제화한 바 있다. 그 이유는 꺼져가는 위기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이다.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대원칙’ 아래 분초(分秒)와 사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불은 전혀 예기치 않은 곳에서 발생하면서 막대한 재산을 불태울 뿐 아니라 사람의 생명까지도 앗아가는 ‘끔찍한 놈’이다. 그래서 화마(火魔)란 악명이 붙어 다니는 것이다.

 

이제부터 ‘화재 건수는 줄고 있는데 왜 인명피해는 늘고 있는가?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없는 것인가?’에 대한 마지막 결론 부분을 구체화할 때가 됐다. 다시 말하면 “대피에 답이있다고 했는데 막연하게 대피하라는 말이냐?”라는 반론 또는 의아심을 해소할 대안(對案)을 제시하려고 한다.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대피’는 막연한 개념일 수 있다. 화재 또한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때문에 ‘대피’의 효율성과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한 것이다.

 

그 답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구할 수 있다. 그 첫째는 정부나 정책당국의 확실한 의지 천명이다. ‘불이 났을 경우 대피하라’라는 확고한 기본원칙을 공표해야만 한다. 참고로 현행 소방교육 및 훈련방법과 내용은 「소화→통보→피난→응급처치」 순(順)으로 짜여져 있다. 이를 「신고→대피→소화→응급처치」 순서로 전환해야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들처럼 정부차원에서 ‘인명보호 제일주의’를 선포해야만 그 다음 수순이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다. 두 번째는 ‘화재로부터의 대피 교육과 훈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행 지진발생에 대비한 대피 훈련 등과 같은 맥락이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주요 기관, 다중시설, 위험물 취급 작업장 등이 ‘상시 대피교육 및 훈련 대상’이 돼야만 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만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가를 몸소 깨달아 알게하는 선행(先行)교육과 학습 시스템이 구축돼야만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주요 시설 등 곳곳에 ‘화재 발생시 대피 요령과 수칙’을 게시해야 한다. 작업현장에 ‘안전수칙’이 게시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는 대형 건물이나 다중 이용시설, 고밀도 주택 등을 건설하는 경우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의 모든 절차를 ‘화재발생시의 대피요령 및 기준’에 맞추도록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러한 모든 제안들이 100% 완벽한 답은 아니다. 하지만 위에서 열거한 대안 가운데 큰 명제(命題) 즉, 정책방향과 이의 법제화 및 공표 등이 선결된다면 이에 따른 후속 방안은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이 자명(自明)하다. 우리 한국소방안전권익협회와 소방재난옴부즈 신문은 창간 1주년 기념 특별기획으로 ‘화성 아리셀 공장화재는 사람이 죽지 않아야 하는 화재였다’라는 주제 하에 ‘대피가 최선’이라는 풀어야 할 명제를 정부와 소방당국에 제시하는 바이다.

 

창간 1주년 기념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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