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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왜 11층 이상에는 피난기구가 없는가?!

 소방청, 시행사, 시공사, 설계 업체의 각성을 촉구한다

탁일천 발행인 | 기사입력 2025/03/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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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왜 11층 이상에는 피난기구가 없는가?!
 소방청, 시행사, 시공사, 설계 업체의 각성을 촉구한다
기사입력: 2025/03/27 [16:03] ⓒ 소방옴부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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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급격히 도시에 유입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한 기술의 편리성과 복잡성이 집약되면서 사회가 발전할수록 다양한 형태의 재난이 나타났다. 에너지 사용의 증가, 건축물의 초고층화·인텔리전트화 등으로 공간적·물질적 위험도 또한 계속하여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일단 사고 요인이 잠재되어 있으면 언제든지 대규모의 복합적 재난이 발생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성을 도시는 안고 있다.

 

세계 각국은 화재, 지진 등의 발생과 피해 확대를 방지하려고 재난에 대한 예측과 건물의 안전성 평가, 화재진압 훈련, 대응활동을 지원하는 기반 체제의 효율적인 방재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소규모 건물은 물론, 고층 건물과 아파트 등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도 신속하게 혼란없이 대피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인명 안전을 위한 기본이다. 화재시 많은 사람은 피난 패닉(Panic: 생명의 위험을 느끼고 탈출하려고 할 때 발생하는 혼란과 공포 등 심리적, 행동적 특징)을 겪게 되므로 골든타임과 피난로 확보에 따른 피난 안전성 대책이 마땅히 마련되어야 한다.

 

서울 방학동 아파트 화재 상황을 복기해본다. 화재가 나면서 순식간에 연기가 복도와 계단실을 타고 상층부까지 확산되었던 가슴 아픈 현장의 기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피난 계획은 화염 및 연기로부터 피난시키기 위한 이용자 수, 피난 능력, 피난자의 특성에 적합해야 한다. 연기가 피난 경로를 오염시키기 전에 계단실 또는 특별 피난 계단 부속실 등 보다 안전한 곳까지 피난할 수 있도록 철저히 계획하고, 설계에 반영되어야 한다. 비상 수단을 동원하여 아래층으로 탈출을 할 수도 있어야 한다. 피난 능력이 부족한 이용자가 많은 병원, 요양원 등에서는 별도의 방화 구획된 공간에 일시적으로 대피하여 피난층으로 피난을 대비해야 한다. 안전 구획, 부속실, 발코니 및 연기 확산 방지를 위한 승강기 샤프트의 차연 성능 계획, 수평 피난 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평면이 크게 분할된 방화구획 계획, 상층으로 연기 유동을 방지하는 수직 관통부의 방화, 방연 대책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층수가 11층(공동주택의 경우에는 16층) 이상의 특정대상물은 발화층이 2층 이상일 경우에는 발화층 및 그 직상 4개층에 경보를 발해야 한다. 1층에서 발화한 때에는 발화층과 그 직상 4개층 및 지하층에, 지하층에서 발화한 때에는 발화층과 그 직상층 및 지하층에 각각 경보가 울리도록 해야한다고 소방법 화재안전기술기준에 명시되어있다. 전층에서 동시에 피난할 경우, 수직 피난 동선인 계단에서의 혼란을 막기 위해 화재 위험이 있는 층부터 차례로 피난을 유도 하기 위한 조치이다. 

 

그러나 소방시설 설치 유지에 관한 소방 대상물의 설치 장소별 피난 기구의 적응성에는 지하층, 1층, 2층, 3층, 4층 이상 10층 이하에 설치되어야 할 피난기구 종류만 있을 뿐, 고층 빌딩과 아파트가 무수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11층 이상에 설치 되어야 할 피난 기구가 적시 되어있지 않다. 시행사와 시공사, 설계업체는 준법정신이 철저하기 때문에(?)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으면 절대 안전을 위해 피난 기구를 설치하지 않는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임에도 소방청은 무슨 일을 우선 처리하는지 아직까지 장고(長考)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고, 시행사와 시공사의 경제적 이익과 편의를 봐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직무유기인지 모를 일이다. 물론 시대 변화를 즉시 반영하기에는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소연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오랫동안 법이 정비되지 않아 생긴 피해 사례는 무엇으로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피난기구 제조업체는 오랜 시간 피나는 노력으로 11층 이상에 적용할 수 있는 피난 기구를 개발했다. 판로확보를 위해서 국토교통부의 중앙기술심의를 거친 인증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소방법 규정을 따라 소방인증도 받아야 하는 이중고(二重苦)를 겪었다.

 

그동안 시험에 들어간 수많은 시간 소모와 노력은 돈으로 환산이 불가능하다. 소방청과 국토교통부의 부처간 소통이 없다보니 협조만 구해도 될 일인데 국토교통부에서 법에도 없는 피난기구를 무리하게 아파트 외부에 설치하도록 피난기구 인증서를 발행한 것이다.

 

피난기구 제조업체는 두 부처를 오가며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인증을 받았어도 첩첩 산중처럼 다음에는 시행사와 시공사가 제조업체의 발목을 잡는다. 11층 이상에 적용되는 피난기구는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 그 기구를 설치할 의무도 없고 설계에 반영할 이유도 찾을 수 없다는 논리로 애간장을 태운다. 소방법은 언제든지 시대 상황을 반영하고 최고의 품질과 성능으로 국민안전을 확보할 수 있게 해야 하므로 이제는 능동적으로 11층 이상의 피난기구 조항을 신설하거나 또는 기존 조항을 개정해야 마땅하다. 모양만 그럴듯하게 갖추고 성능은 뒤떨어진 저가의 제품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인식을 제대로 된 법 제정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그래야 화재로 인한 사망사고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고 저려오는 고통을 줄일 수 있다.                              

 

 발행인 탁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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