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국민들이 오늘의 한국경제 상황을 지켜보면서 ‘내일의 대한민국과 미래의 국민의 삶’을 걱정하고 있다. 생활환경 전반이 너무나 빠르게 기울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이를 ‘기울어진 운동장’(uneven playing field)에 비유하기도 한다.
정상적인 게임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뜻이겠다. 큰 지진이나 화산폭발, 태풍 등이 몰려오기 전에는 필히 이에 앞선 전조현상(前兆現象)이 나타난다고 한다. 예컨대 동물들의 갑작스런 이동 등이 천재지변을 암시해 준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위기에 대한 징후는 이미 많은 국민뿐만 아니라 정부당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층의 혼인기피와 저 출산, 실업과 일자리 창출문제, 치솟는 물가, 속출하는 기업도산(倒産)과 자영업자들의 잇단 휴‧폐업, 생활고(苦)를 견디지 못한 가족 단위의 비극적 결단, 심화되는 빈부격차(貧富隔差)와 갈등, 증폭되는 사회불안 등 우리를 감싸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는 한 둘이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당국은 잇따라 부양책(浮揚策)과 긴급대책을 내놓고 있다. 선거철까지 겹치면서 여‧야 정치권도 포퓰리즘에 가까운 다양한 공약(公約)들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로서는 정성을 다해 마련한 대책이라지만 막상 수혜(受惠)대상인 서민과 주민들의 반응은 시원치가 않다. 일례로 정부는 건설경기 부양과 서민들의 주택마련을 돕기 위해 재개발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고 금융지원 등도 대폭 늘리겠다고 천명했다. 건설경기를 살려보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긴급조치’였다. 그런데 현장의 반응은 의외로 차갑다. 건축자재비와 인건비 등이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뻔히 건축비와 분양가(價)가 오르고 자비(自費)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층수제한 등을 풀어준다는 게 큰 도움이 될게 없다는 볼멘소리들이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저 출산 문제해결을 출산장려금 뿐만 아니라 먼 장래를 위한 학자금 지원 등을 약속 하겠다고도했다. 이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행정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너무나 넓고 깊다. 차라리 ‘신생아(新生兒) 1명 당 1억 원 지원’을 실천한 어느 기업 회장의 결심이 정부 정책보다 훨씬 환호를 받고 있는 이유를 우리는 곱씹어 봐야 한다. 정부 긴급 민생(民生)대책 중에는 상공인을 위한 각종 지원 대책, 대학생 학자금지원, 청년 생계비 지원 등도 이에 포함돼 있다. ‘지원 스케일’도 대단하다. 지원대책의 골격은 모두가 ‘돈’과 연관돼 있다. 국민의 혈세(血稅)가 재원이다. 혈세가 모자라면 정부가 빚을 내서라도 이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돈’을 뿌리로 한 대책들은 단기적으로는 ‘캠퍼(약물 camphor) 주사’와 같은 반짝하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거시적 안목에서 본다면 오늘의 경제적, 사회적 문제 전반을 해결할 수 없다. 삼척동자(三尺童子)라도 금세 알 수 있는 상식이다.
그렇다면 이의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경제석학(碩學)들이라면 이것저것 자료를 챙겨 답을 내야하기 때문에 머리가 무겁게 신경 쓸게 많겠지만 ‘평범한 경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 답은 오히려 쉽게 찾아낼 수도 있다. 신의(神醫)라 불리는 ‘화타 편작’이 아니라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식견 있는 보통사람들이 ‘특출한 답’을 낼 수도 있다는 게 세상사(事)이기도 하다. 먼 옛날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 보자.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세대들은 당시 초등학교 4~5학년에서 ‘사회생활’이란 과목을 통해 화폐(貨幣)의 역할과 기능 등을 배웠고 중학 1~2학년에는 ‘상업’과목을 통해 초보적인 시장경제 이론과 원리를 학습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런 학습과정을 통해 우리는 경제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야 하며 ‘원론의 절대성’이 훼손 받지 않는 선에서 경제운용을 ‘시장기능’에 맡겨져야 한다고 교육 받았다. 여기에다 대학과 사회입문(入門) 단계에서 ‘삶과 경제’ ‘경제활동 속에서의 인성(人性)’ 등을 자연스레 학습해 왔다. 이 때 학습했던 ‘알기 쉬운 경제원리’의 골격은 대략 이런 것이었다. 기억에 따르면 「…‘돈’이란 물물교환의 불편함 해소와 상호 교환의 편리성을 위해 창안된 ‘유통의 매개체’로서 사람들의 손을 거쳐 ‘돌아야 한다’는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상품유통과 노동 등을 통해 얻어진 이윤(소득)은 아끼고 절약하여 상당분이 저축으로 이어지고 이렇게 형성된 ‘돈’은 금융기관에 맡겨져 생산재(財: 종잣돈)가 되어 각종 산업으로 연결되고, 이렇게 생산된 산업재(材)는 유통과정을 통해 다시 삶과 생존을 위한 필수재(必須財) 즉, 생활비가 되는데 바로 이것이 ‘화폐의 순환과 역할’이자 ‘순기능(順機能)’이다.
‘돈’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그렇다면 오늘날의 실상은 과연 어떠한가?! 완전히 딴 판이다. ‘돈’의 정상적 유통 흐름은 멈춰 섰다. 오직 축재(蓄財)의 수단과 부(富)와 성공의 척도(尺度)로 변질되고 말았다. 이 때문에 모든 이들이 ‘돈 돈’하며 살고 있다. ‘돈’ 때문에 살인을 하고, 삶을 포기하고 마는 것이다. 땀 흘려 일한 정당한 대가여야 한다는 노임(勞賃)의 당위성은 실종된 채 노사(勞使)갈등은 증폭되고 이 와중에 생산성은 떨어지고, 원가비중이 높아져 상품가격이 폭등하고 이의 반대급부로 소비가 곤두박질해 기업이 도산(倒産)하며 유통일선을 지키던 소상공인들의 ‘줄폐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부족, 젊은이들의 결혼 포기, 인구 절벽, 극심한 빈부 격차와 사회적 갈등 등을 야기하고 있는데 이 같은 모든 문제의 단초(端初)는 ‘돈’이다. ‘돈’ 때문에 개인이 망가지고 결국 사회와 나라가 흉물스러워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한국경제의 위기 극복을 위한 ‘답’의 윤곽은 분명해 진다. 왜곡된 ‘경제 전반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경제의 순기능이 살아나야 한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하는 대목도 있다. 경제의 주체는 ‘국민 개개인’이다. 우리 모두가 새로운 시각에서 순수한 경제 원리의 기본을 되새겨보면서 삶의 좌표도 한 번 더 높은 곳에서 조감(鳥瞰)해 봤으면 한다. 정부당국도 마찬가지이다. 답을 ‘돈’에서 찾지 말고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대적인 홍보와 교육 등을 통한 난국 타개 시책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일이란 생각이다.
文責記者 박철희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