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근 5년간 소방설계·감리 입찰공고 분리발주 비율
|
전기공사는 법 개정으로 2023년부터 분리발주 시행
‘소방시설공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국회에서 계류 중
5년 평균 분리발주 비율…설계 6.0%, 감리 27.3% 불과
설계·감리업 기술력, 책임성, 전문성 강화…품질향상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과 서울올림픽을 거쳐 “꿈은 꿈꾸는 자의 몫이며 영광”이라는 사실을 유감없이 세계만방에 입증해보인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소방시설공사의 설계․감리분리발주(分離發注)문제는 소방계(界)의 오랜 숙원이자 꿈이었다.
분리발주문제가 오랫동안 공전(空轉)한 까닭은 앞에서는 긍정적인 모습이면서도 뒤돌아서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입법의원들의 표리부동(表裏不同)한 태도들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2023년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소방시설공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입법발의 된 것이다.
법률개정 발의자는 허숙정, 김정호, 오영환, 강병원, 송재호, 이학영, 박영순, 이동주, 이채익, 임호선, 김성화, 김교흥의원 등 12인이다. 대표발의인(人)은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천 서초갑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교흥의원이다.
특히 김의원은 “소방시설공사업법의 개정은 소방업의 활성화를 위해 절대적으로 입법화기 시급하다”는 자신의 지론을 강력히 피력하고 있어 이번에야 말로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법률안이 입법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하고 있다.
소방옴부즈신문은 신년 특별 이슈로 국회에 부의된 ‘소방시설공사업법 일부법률개정안’의 제안 배경과 진행절차, 소방업계의 실태 및 건의내용, 기대효과 등을 해설 형식으로 정리한다.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원본 기준)
「…현행법에 따르면 소방시설공사는 타 공종의 공사와 분리하여 도급하도록 되어 있는 반면, 소방시설설계 및 소방공사감리의 경우에는 다른 업종과 분리하여 도급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음.
이 때문에 소방 설계ㆍ감리 분야는 다른 업종의 설계ㆍ감리 용역과의 일괄도급으로 인해 소방업종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업체들이 오히려 수주 기회를 상실하여, 그로 인한 기술투자 위축, 책임성과 전문성 결여 등으로 설계ㆍ감리 업이 영세화되고, 기술 및 인력 양성을 저해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음.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방시설설계 및 소방공사감리 용역을 다른 업종의 설계ㆍ감리 용역과 분리 도급(都給)하도록 하여 모든 업체들의 수주 기회를 확대하고, 업체들 간의 활발한 공정 경쟁을 통해 설계ㆍ감리업의 기술력, 책임성 및 전문성을 강화함으로써 소방시설의 품질을 제고하여 궁극적으로 국민안전 향상을 도모하고자 함(안 제21조)…」
■업계 현황 분석
2020년 소방시설공사는 다른 공종의 공사와 분리되어 발주하는 것이 의무화 되었다. 이로 인해 소방산업의 각종 지표가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
2018년부터 2021년 한국소방시설협회 시공능력평가 자료에 따르면 분리발주 계약건수가 제도 시행 전보다 계약건수 6.3%, 계약금액 28.7% 증가했으며, 2022년 소방청의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소방산업종사자 및 제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4.6%, 11.5%씩 늘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소방용품 KFI 승인건수도 2021년 기준 전년대비 33.1% 증가하는 등 소방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의 시행 3년이 지난 지금, 소방분야 설계·감리 도급의 분리발주 또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소방시설공사의 입법 당시 분리도급 의무화를 추진했으나 분리도급을 의무화할 수있는 입법례가 없어 공사만 하는 것으로 수정가결 된 바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1일자로 김교흥 의원을 대표로하는 12명의 국회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소방시설공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함으로서 숙원사안의 하나인 소방시설 설계·감리분야의 분리발주 입법화에 ‘희망의 불씨’가 지퍼졌다.
김교흥의원을 비롯한 발의의원 12명은 법제화의 당위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소방 설계ㆍ감리 분야는 다른 업종의 설계․감리 용역과의 일괄도급으로 인해 소방업종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업체들이 오히려 수주 기회를 상실케하고 있으며 그로 인한 기술투자 위축, 책임성과 전문성 결여 등으로 설계ㆍ감리업이 영세화되고, 기술 및 인력 양성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다”라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방시설설계 및 소방공사감리 용역을 다른 업종의 설계ㆍ감리 용역과 분리 도급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배경을 피력했다.
발의인들은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법률안이 입법화되면 모든 소방시설 관련업체들의 수주 기회가 확대되고 업체 간의 선의적 공정 경쟁이 활성화 되며, 이를 통해 설계ㆍ감리업의 기술력, 책임성 및 전문성이 강화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소방시설의 품질 제고와 국민안전 향상을 도모할 수있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학계와 소방 전문가들은 ”지난 2022년 11월 15일 국회 문턱을 넘은(통과) ‘전력기술관리법’ 개정안이 이번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 작업에 좋은 표본이 될 만하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법안 발의인들과 소방업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력기술관리법 개정안에는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발주하는 전력시설물의 설계·공사감리 용역사업은 다른 업종과 분리발주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황…대형종합업체 외 일반 설계·감리업체는 입찰 길 사실상 차단
현재 건축물을 위한 발주는 통합발주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발주자들은 대부분 다른 공종의 용역과 일괄발주하고 있어 소방시설설계업 및 감리업을 등록한 대형종합업체만 직접 입찰이 가능한 실정이다.
소방시설 설계업 및 감리업만 갖고 있는 업체는 종합업체와 공동도급외에는 입찰의 방법이 사실상 막혀있다. 결국 전문 소방 설계․감리분야는 단독입찰 및 수주가 불가능해 건축, 전기 등 타업종 면허 보유업체로부터 울며 겨자먹기식의 불법 하도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도급은 ▲기술투자 위축 ▲책임 및 전문성 결여 등으로 영세화 및 기술발전․인력양성을 저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결국 소방분야의 전문성 및 경쟁력 저하 등으로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설계․감리 발주공고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입찰건수 대비 분리발주 비율은 설계 6%, 감리 27.3%로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진행상황 및 기대효과
‘소방시설공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
소방공사 분리도급 법제화, 전기설계․감리 분리도급 법안의 국회 통과로 법안 통과 가능성은 밝은 편이다. 청신호라고 봐도 무난하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지배적 상황이다.
물론 변수는 있게 마련이지만 현재로서는 낙관론이 우세한 편이다. 법안 통과를 위해 지난 4월 국회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실 공동주최로 ‘소방설계․감리 분리발주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된 바있고 이어 설계업 및 감리업체 대표자 대상 설문조사 등을 통한 의견수렴 결과도 자료 분석 후 대국민 및 언론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기대효과로는 가장 먼저 영세한 소방 설계․감리업체들이 공정한 입찰기회와 투명한 경쟁을 통한 외형 확장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와 함께 소방 전문 업체와의 ‘소방공종 단독계약’으로 적정한 설계․감리 용역비 산정이 가능해지므로 전문 업체․기술자 육성 및 기술력 향상을 위한 직접적인 투자, 전문성 및 품질향상, 견실시공 등의 기반이 확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취재팀